피아노 치는 로봇부터, '똘순이' 로봇까지-충북대 로봇 동아리방을 찾다
충북대 '똘기' 동아리방의 귀염둥이 로봇 똘순이.
행동 모사형 로봇이다.
피아노 치는 로봇부터, 행동모사형 로봇까지
충북대 로봇연구 동아리 '더블클릭'과 '똘기'
지난 9월, 전국 130개 NURI사업단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충북 IT NURI사업단의 프로그램들은 이 평가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좋은 평점을 받았다. 충주대와 청주과학대학의 통합에 따른 대학 특성화 노력, 기업 현장의 수요에 따른 맞춤식 교과과정 운영과 교재 개발, 연구동아리 지원 등 충북 IT NURI사업단의 우수사례들을 취재했다.
지난 3월에 열렸던 충북 IT누리 페스티벌. 이 축제에서는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피아니스트’가 깜짝 화제였다. 피아노 치는 로봇, 사람들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로봇의 깜찍한 재롱에 즐거워했다. 로봇은 관람객에게 악보 읽는 솜씨도 함께 자랑했다. 지능형으로 설계된 때문이다. ‘고향의 봄’, ‘섬 집 아기’, ‘햇볕은 쨍쨍’ 등. 동요들의 악보를 척척 읽어내면서, 로봇은 연신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
이 피아노 치는 로봇은 충북대학교 지능형 로봇 연구동아리 ‘더블클릭’의 출품작이었다. 공대건물 321호에서 만난 이병철 동아리 대표(전자공학과 02학번)는 “피아노 치는 로봇은 그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수상경력부터 자랑했다. 반면 이날 동아리방에서 만난 이원효(컴퓨터공학과 02학번) 학생은 “KAIST에서 주관한 지능형 SoC 로봇워에서 태권로봇으로 참가해 3위에 입상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준결승전에서 로봇 제어를 잠깐 실수한 탓이었다. 그는 내년에 재도전, 기필코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야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정보통신부 임베디드 공모대전 대상(소병윤․이인선, 2006년 11월), 지능형 모형차 설계 경진대회 동상(2006년 7월) 등 ‘더블클릭’은 학부 내 연구동아리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준다.
충북대 교육관 119호실에서 만난 마이크로 로봇 연구동아리 ‘똘기’. 최근 2~3년 동안 역시 눈부신 성과의 열매를 맺고 있다. 똘기는 ‘채 여물지 않은 열매’라는 뜻의 우리말. 그 동안 수상한 대략의 경력만 열거해도 제3회 메카트로닉스 경진대회 우수상(2005년), 제5회 지능형 창작로봇대회 대상(2006년), IT누리 연구동아리 전시회 최우수상(2007년) 등 해를 달리하며 굵직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전우성 대표는 “똘기의 동아리방에서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했다. 30명 남짓한 동아리 전체 회원은 전자공학과 학생들이다. 전공 지식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 때문에라도 동아리 활동에 회원 모두가 열성적이다. 월요일 정모를 하고, 일주일에 두 차례씩 반드시 세미나를 갖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연구동아리 학생들, 기업체에서 서로 모셔가요”
똘기의 동아리방에서 사랑을 듬뿍 받는 캐릭터는 단연‘똘순이’다. 지난해 충남대에서 있은 창작로봇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데다, 올해 포항공대에서 열린 지능로봇 경진대회(IRC)에서도 장려상을 받은 이곳의 ‘대표선수’다. ‘똘순이’는 행동 모사형 로봇. 시키는 대로 말도 잘 듣는다. 센서를 착용하고, 데이터 값을 저장하면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한다. 요즘 회원들이 한창 열정을 쏟고 있는 작품은 무인탐사 로봇, 본 크러셔(Bone crusher)다. 강승구 학생을 중심으로, 졸업 선배들의 든든한 후원까지 얻고 있는 ‘똘기’의 차기 기대주다.
“저희 충북IT인적자원혁신사업 중 연구동아리 지원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우수동아리에게 팀별 150만원의 연구개발비도 지원하며, 학생들의 잠재된 재능과 끼를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있지요. 요즘 이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전국 규모의 대회를 석권하다시피 해서 저도 즐겁습니다. 지난해엔 모형차 경연대회에 참가해서 우승 부상으로 실제 자동차를 받아 경사가 났었지요. 요즘 저희 동아리 학생들은 높은 ‘몸값’을 받으며, 관련기업에서 서로 모셔가요.”
김영석 단장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우선 동아리 활동에서 얻은 현장에서의 실제 응용력이 뛰어난 데다, 또 프로젝트가 대부분 공동작업이기 때문에 팀워크를 중시하는 기업정신에도 적합하다는 것. 또한 학생들도 지난해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취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 동아리 활동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학 특성화 노력·맞춤형 교과과정 운영 ‘우수’
충북IT 인적자원 혁신사업은 전국의 NURI사업단 중에서도 큰 규모에 속한다. 충북대가 중심이 되어 청주대, 충주대, 충청대 등 4개 대학이 참여한다(처음 5개 대학에서 주성대학이 제외됐다). 학생 수 5000여 명, 참여교수도 200여 명이다. 앞으로 충북 지역경제를 이끌어나갈 오창과학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지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한 IT인재들을 배출하자는 게 사업목표다.
충북IT NURI사업단은 지난 9월 교육부가 실시한 3년간의 업무평가에서, 전국 130개 사업단 중 ‘우수’ 평가를 받았다. 또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개최한 ‘2007 지역혁신 성공사례’ 발표에서는 대학부문 최우수 평가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외형적인 부문서는 대학특성화 노력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충주대와 청주과학대학의 통합으로 대학정원의 555명을 감축한 것. 따라서 참여대학 간 IT분야 특성화 및 집중 지원이 수월해졌다. 이로써 사업 전 대비 교원확보율 35.9%, 학생 충원율 20.6%, 취업률 13.9%가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4개 대학이 공동 개발한 50여 권의 교재도 우수사례로 꼽혔지요. 이 교재들은 웹 사이트에 탑재, 타 대학 학생들도 열람할 수 있도록 했고요. 강의내용도 수요자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변화해 나가자는 게 저희 교수진들의 생각이었어요. 올 2학기부터는 하이닉스반도체와 연계한 ‘하이닉스 트랙’도 시행되고 있고요.”
김영석 단장은 하이닉스 트랙에 참가하는 20명의 학생은 전원 기업 장학생으로, 인턴십에 참가 중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하이닉스 직원 재교육을 위해 구상 중이던 ‘계약학과’는 절차상의 문제로 무산되어 아쉽단다. 작년부터 학생들의 인턴십은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연수를 다녀온 학생 3명이 일본 현지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이는 지역의 우수학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사업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사업단은 내년에 해외 인턴십 인원과 대상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INTERVIEW
충북 IT누리사업단 김영석 단장
- 사업단을 운영해 오면서 아쉬웠던 점과 남다른 보람이 있다면?
여러 대학이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다 보니, 먼저 큰 과실 없이 운영하는 게 중요했지요. 초기에 학생들의 중도 탈락으로 주성대학이 빠지게 되면서 아쉬움이 컸어요. 자칫하면 사업단 전체의 성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반면에 보람이라면, 4개 대학이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임에도 사업단 운영 면에서 시스템을 잘 갖추어 왔다는 점입니다. 또 우수사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서 충북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가 좀 더 다이내믹하게 변화했고, 전국적으로도 리딩 학부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 앞으로 일년 남짓 남은 사업단 운영에 대한 방향성은?
우리 학생들이 타 지역 학생들과 견줘 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를 꼭 키워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에요. 우리 학생들의 1/4은 대기업에 취업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외 학생들도, 자신의 능력과 꿈을 키우고 펼칠 수 있는 곳에 꼭 도전해 볼 것을 권유하고, 또 동기부여를 하고 있지요.
지역사회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하여 가진
IT일일체험 행사. 충북대 IT누리사업단 사진
<교육마당21> 2007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