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

(주)볼빅 문경안 회장, "히든 챔피언 기업, 볼빅 만들 겁니다!"

어휘소 2010. 8. 19. 11:42

 

 

 

 

                                                                                              <CLUB KPGA> 사진

 

(주)볼빅 문경안 회장

 

"히든 챔피언 기업, 볼빅 만들 겁니다" 

 

 

그를 움직이게 한 건 한 권의 책, <히든 챔피언>이었다.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지만 강한 기업.

문경안 회장(52)은 볼빅을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었다.

그의 1년 전 꿈. ‘골프공 하면 볼빅’이라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문 회장의 그 꿈은 현재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내 골프공 시장 점유율은 4%에서 5월 중순 현재 17%로 올라섰다.

그는 “앞으로 3년 안에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 뒤,

5년 안에 세계 톱 5 안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또 현재 볼빅 볼은 전 세계 3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우리의 골프실력은 세계 최강이면서, 국산 골프용품 시장은 그렇지 못했어요.

세계적인 선수들이 보다 많이 애용해주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했을 텐데 아쉬움이 없지 않죠.”

 

하지만 문 회장은 지난해 볼빅의 인수제안서를 받고, 종합적인 검토를 한 결과

볼빅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그가 회사를 맡고 나서 맨 처음 한 일은 볼빅 골프공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일.

지난해 나온 신제품 4피스 볼은 로봇 테스트 결과 비거리와 방향, 스핀력 면에서

외국 경쟁사 볼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국산볼이라고 무조건 저렴해야 하나요?"

 

“제가 오기 전의 볼빅 볼은 중저가 제품들이었죠.

골퍼들 사이에서는 라운드 도중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은 공이었고요.

지금은 달라졌어요. 잃어버리면 아까운 공, 소중한 공이 되었죠.”

 

지난해 상급자와 투어선수용으로 새로 선보인 공은 ‘비스타 아이에스’와 ‘비스타 아이브이’ 4피스다.

높은 반발력의 파워코어, 부드러운 타구감과 쇼트게임 능력을 향상시킨 비스무스 혼합 컨트롤 층,

이너커버, 그리고 아이언 스핀력을 향상시키는 커버 등 4피스 구조의 볼이다.

이 볼에는 모두 12개의 국제특허가 반영돼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서 열렸던 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대회에서

선수들의 공식 연습볼로 볼빅 볼이 지정되었었다.

그때 참가했던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로부터도

“볼빅 볼에 대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문 회장은 자랑했다.

각종 프로암대회에 나가 사용소감을 들어봐도

“거리와 방향, 스핀이 다 좋다”는 반응에 고무될 때가 많다는 그다.

처음에 ‘비스타’ 4피스 볼을 선보였을 때, 골퍼들 사이에서는 비싸다는 평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문 회장은 국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가여야 한다는 인식은 이제 불식돼야 한다고 말한다.

뛰어난 우리기술로, 우리기술진이 만든 볼빅볼이야말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다. 가격정책의 변화만큼 고객에게는 그 이상의 가치와 만족으로 보답하겠단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볼빅볼은 그 어떤 변수와 돌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만을 고집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가 볼빅 인수를 결정하면서 떠올렸던 ‘히든 챔피언’의 가치와 기업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볼빅은 최근 KPGA 간판선수인 최광수(50), 신용진(46), 장동수(22) 프로,

그리고 LPGA에서 뛰고 있는 배경은(25) 프로 등을 영입하여 ‘위너스 볼빅’이라는 구단도 창단했다.

남녀 프로선수 외에도 가수 정수라와 리치 등이 소속된 연예인골프단, 아마추어골프단 등

70여 명이 함께하는 메머드급 골프단을 운영 중이다.

 

 

 

KPGA·KLPGA 양대 시니어투어 후원

 

국산 골프볼의 대중화를 위한 문 회장의 공격적 마케팅은

지난해 KB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단연 화제였다.

우승 시 1억 원의 포상금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에게 내건 특별보너스도 두둑하다.

선수들이 볼빅볼을 사용해 우승할 경우 400만원의 특별상금을 지급한다.

2위는 200만원, 3위에 입상하면 100만원을 보너스로 받는다.

홀인원 한 선수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이 홀인원 부문은 지난해 ADT캡스챔피언십에서 볼빅 소속의 배경은 프로가

그 첫 영광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CLUB KPGA> 사진

 

 

지난 6월 9일, (주)볼빅은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협약식을 가졌다.

총상금 1억 8천만 원 규모의 ‘2010 볼빅 KPGA 챔피언스투어’ 개최 건이다.

이 대회는 만 50세 이상의 시니어부, 만 60세 이상의 그랜드 시니어부로 분리되어 운영된다.

이로써 볼빅은 KLPGA 시니어투어 대회에 이은 KPGA 챔피언스투어까지

양대 투어 시니어 대회를 동시에 개최하게 됐다.

 

“프로골프의 원로들이 계셨기에 골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올 수 있었죠.

평생 골프로만 살아오신 분들인데 노후에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볼빅에서 양대 투어의 시니어 대회를 개최하게 된 연유다.

지난해 회사를 인수하면서 문 회장은 골프의 어제와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란다.

 

 

 

아마추어 클럽 챔피언 지낸 골프마니아

 

문경안 회장의 구력은 올해로 18년째다.

입문한 지 8개월여 만에 싱글핸디캐퍼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는 전설처럼 회자된다.

아마추어 골퍼로서 최고의 영예도 누렸다.

2006년 신원CC 클럽 챔피언을 지냈으며,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한 그다.

베스트 스코어는 68타.

 

“골프를 처음 시작하고 마음먹은 대로 안 되니까 오기가 나더라고요.

하루에 3회, 5시간 이상씩 골프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온 적도 있죠.

병원을 찾으니 골프를 잘 아는 의사가 그대로 저를 돌려보내더라고요. 약이 따로 없다면서.

가서 볼 한 상자 더 치고 나면, 잘 낫는다면서 말이죠.

 

그 처방대로 하니 신기하게도 뼈마디의 통증이 싹 가시더라며 문 회장은 웃었다.

요즘도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시타를 해보는 건 그의 몫이다.

그는 마음으로 안 되고, 또 머리로 안 되는 게 바로 골프라고도 했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무작정 문장을 암기하듯이,

골프는 신체의 리듬이 기억을 해야만 하는 운동이란다.

 

“파리채로 파리를 잡으려면 스냅의 힘이 빠져야 하잖아요.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로 힘을 최대한 빼야 해요. 힘을 빼려면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하죠.”

 

그래서 골프를 처음 배울 때는 한 번 시작하면 3시간은 꾸준히 해야 자기만의 리듬이 생기는 것이라고.

8개월 만에 싱글핸디캐퍼가 될 수 있었던 그만의 노하우를 그는 조곤조곤 들려줬다.

그는 요즘 볼빅 볼을 홍보하기 위해 전국 투어를 하는 중이다.

인터뷰 전 날도 부산, 대구, 울산지역 대리점 대표들과의 라운드에 다녀왔다는 그는

군산, 전남, 광주, 창원 지역 라운드에도 곧 다녀와야 한단다.

 

“언제나 고객 입장에서, 골퍼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할까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하는 중입니다.

요즘 회사에서는 제가 가장 많은 말을 하는 사람입니다.

아마도 내년쯤이면, 저보다도 직원들이 더 많은 말을 하는 회사로 바뀌어 있을 거예요.”

 

쉬는 날도 직원들이 어서 출근하기를 기다리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문경안 회장. 

그는 달변가였다. 침체돼 있는 국내 골프산업을 일으킬 기업가로서 해야 할 역할의 몫만큼,

끊임없는 공부도 불문가지(不問可知)였을 터.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서일대와 경희대에서 골프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쳤다.

10년 전부터 이미 골프 관련 기업경영을 설계했는지 묻자 문 회장은

“나이 들면 골프연습장이나 하면서 소일할까 ‘쿨하게’ 생각했었다”며 껄껄 웃었다.

 

 

 <CLUB KPGA> 2010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