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왔습니다

친환경·생태체험교육의 현장을 가다

어휘소 2008. 11. 8. 15:17

 

친환경·생태체험교육의 현장을 가다

 

외국은 오래 전부터 보다 친환경적인 건축물의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건축물에 대한 ‘환경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학교건축물도 인증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신축되는 학교 건축물도 친환경적인 공법과 소재를 이용하여 짓는 곳이 늘고 있다.

  

 

                     충북 충주여고 옥상에 조성된 '옥상생태정원'.

                     철따라 올챙이와 나비, 메뚜기, 잠자리가 공생의 기쁨을 누리며 산다.(충주여고 사진제공)


 

친환경학교의 녹색 공간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인 기능의 회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확보해 준다.

친환경적 조경의 옥상정원, 대표적인 차세대 대체에너지 태양광, 그리고 빠져서는 안 될 생태환경 문화체험까지.

친환경학교에서 부는 녹색바람을 만났다.

 

음악실로 들어섰더니 솔향기가 솔솔 배어났다. 지은 지 2년째. 흡음과 소리의 공명을 고려하여 설계된 음악실 천장 마감재로 소나무 원목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할 때면, 이 안으로 새가 날아든 적도 있다. 이곳은 지난해 3월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개교한 안화고등학교(교장 권혁수). 이 학교 본관 5층에 있는 음악실은 친환경적 소재로 지어진 대표적인 경우다. 전국의 시·도 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우수시설학교로 지정된 안화고를 벤치마킹할 때면 가장 탐내는 장소다.

조경에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한 안화고는 건물 내부와 연계된 쌈지마당, 생태마당 등 학생들의 쉼터와 산책로에도 목재와 자연석 등 친환경 소재들로 꾸며졌다. 나무벤치 뒤로는 태양광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을 저녁시간, 학생들에게 더욱 운치 있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건축물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재나 공법, 설비만 바꾸어도 현 소비량의 약 75%에 해당하는 에너지절감이 이뤄진다는 통계가 있다. 이 에너지소비는 바로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과도 직결되는 부분. 친환경 요소에 반하는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따라서 차세대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태양광이다.

민간투자시설사업(BTL) 학교인 안화고는 이 태양광 전기로 교정 곳곳의 야간 조명등을 밝히고 있다. 겨울철에는 빗물 저수조의 화장실 용수를 이 전기로 데운다. 교사(校舍) 벽면은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채광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권혁수 교장은 “태양광 전기 외에도, 빗물저장탱크의 물로 현관 입구의 분수대를 가동 중이며, 교정의 잔디와 나무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용수로도 이 빗물이 이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과학실 실습 후 배출되는 오폐수는 따로 저장·보관되었다가 정화하여 재활용한다.


메뚜기 뛰노는 옥상정원에 잠자리·나비도 함께…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성신여고(교장 이영애)도 2005년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춘 학교. 옥상에 설치된 두 기의 태양광전지판으로 시간당 평균 50㎾의 전력이 생산되고 있다. 성신여고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학교부지가 고지대여서 다른 학교보다 일찍이 태양광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한다. 이 태양광 설비를 갖추기 이전과 비교하면, “월 평균 약 30~40만원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시 도봉구 소재 도봉고등학교(교장 권오학)도 2004년 3월, 개교와 함께 이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었다.

에너지 절감은 물론 아름다운 생태학교를 위해 옥상정원을 조성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옥상정원 역시 단열효과로 인한 냉난방용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 또 완벽한 방수 기능으로 건축물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기대효과도 얻게 된다. 충북 충주여고(교장 김재덕)는 2007년 충청북도교육청과 충주시의 지원을 받아, 옥상정원인‘꽃술마루’를 조성했다. 총 면적은 후관 옥상 451㎡. 정원은 주변녹지와 연계하여 생태 네트워크 축을 구축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휴게·생태학습 공간으로 꾸며졌다. 야생화원에는 꽃산딸나무와 10여 종의 관목, 그리고 40여 종에 달하는 우리 들꽃이 자란다. 이제 이 옥상정원에서는 메뚜기가 뛰놀고, 철따라 잠자리, 나비, 벌, 매미 등이 찾아와 한 가족처럼 공생의 기쁨을 누리며 산다. 

 

 

                     옥상정원은 학생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때로는 생일파티도 이곳에서 열리곤 한다.(충주여고 사진제공)

 

 

충주여고 이용석 행정실장은 “처음에는 단순히 냉난방비 절약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1년이 경과하고 보니 학생들의 정서순화와 생태학습효과, 부족한 도시녹지 확보 등 부수적인 효과도 컸다.”고 소개했다. 이 옥상정원은 학생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때로 친구들과의 생일파티 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학생들에게 추억의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이웃학교 학생들과, 옥상정원을 연구하는 각 기관에서 견학이 이어지기도 한다. 충주여고는 앞으로 학생들을 주축으로 하는, 옥상정원 가꾸기 동아리 활동 등 이 시설들을 환경생태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청원초등학교 학생들의 생태체험학습 프로그램(위와 아래, 청원초등학교 사진제공) 

 


‘우리고장 탐사’로 배우는 생태환경 문화체험

이 같은 환경생태교육은 어린 저학년부터 시작할수록 그 기대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청원초등학교(교장 봉태영)는 지난해부터 생태문화체험학습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큰 성과를 얻고 있다.

이 체험활동의 지도교사인 박연희 교사는 “청원초등학교는 바다가 인접한 농어촌 학교이기 때문에, 생태문화체험 학습장으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전했다. 지역사회의 주민, 또 NGO단체들과도 연계하는 생태문화체험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에게 생생한 현장체험학습이 되고 있다. 환경탐사를 통해 내 고장의 환경오염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친환경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어려서부터 몸으로 익히게 된다. 그러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우리고장 환경탐사반. 지난 10월 초, 궁평리 해변으로 사구 탐사를 다녀온 6학년 정가영, 전수정 두 학생은 제법 긴 탐사 보고문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사구는 모래가 파도와 바닷바람에 밀려 쌓인 곳으로, 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는 모습이 조금 다릅니다. 해변 가장자리나 근처 숲에서 사구를 볼 수 있습니다.…후략…”

 

                     제주 곽금초등학교 학생들의 내고장 생태탐사 활동 프로그램(위-저지오름, 아래-비양도)

                     (곽금초등학교 사진제공)

 

제주 곽금초등학교(교장 김석홍)도 다양한 생태체험학습이 이뤄지는 곳.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 부모님과 함께 생태환경 탐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여름에도 오름, 만장굴, 비양도 탐사활동을 다녀왔다. 학생들은 탐사활동을 하면서 내 고장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하며, 친환경적인 태도를 배우며 익히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의 정의:

에너지절약, 자원 절약 및 재활용, 자연환경의 보전, 쾌적한 주거환경의 확보를 목적으로 설계, 시공, 운영 및 유지관리, 폐기까지 건축물의 전생애주기(life cycle) 중에 발생하는 환경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계획된 건축물

 

교육과학기술부 발행 월간 <꿈나래21> 11월호